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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생 마약 동아리, 마약 취해 집단 성관계

 

명문대생 마약 동아리, 마약 취해 집단 성관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수도권 13곳 대학으로 구성된 회원 수백명 규모 동아리에서 집단 마약 투약 사건이 발생, 대학생 10여 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사진은 해당 동아리의 소셜미디어 계정/서울남부지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수도권 13곳 대학으로 구성된 회원 수백명 규모 동아리에서 집단 마약 투약·유통, 집단 성관계 사건이 발생, 대학생 10여 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 남수연)는 5일 마약법 위반 등 혐의로 이 동아리 회장 등 대학생 4명을 구속 기소하고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마약을 단순 투약한 대학생 8명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 재학 중인 30대 A씨는 2021년 이른바 ‘인싸’(잘나가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친목 동아리를 만들었다. ‘동아리에 자차 8대 이상 보유’ ‘고급 호텔·리조트 VIP 다수 보유’ 등 문구로 회원을 모집했다. 회원이 되면 최고급 식당, 뮤직 페스티벌을 무료나 저가로 이용할 수 있다고 현혹했고, 소셜 미디어 ‘인증샷’이 부추기는 허영심에 취약한 대학생들이 몰려들었다. A씨는 외모·학벌·집안 등을 기준으로 엄격한 면접을 실시했고, 금세 회원 300명 이상 전국 2위 규모 동아리로 성장했다.

 

그래픽=백형선

A씨는 2022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집단 마약 행각을 시작했다. 처음엔 술을 마시다가 액상 대마를 권했고 이어 케타민·사일로사이빈(환각 버섯)·필로폰 등으로 강도를 높였다. 이들은 호텔·클럽·놀이공원 등을 가리지 않고 10여 차례 집단으로 마약을 투약했다. A씨는 남성 회원들을 특급 호텔 스위트룸에 초청, 유흥업소 종업원들과 어울려 마약을 하며 집단 성관계를 했다. 심지어 회원들과 단체로 향정신성 의약품인 LSD를 기내 수하물에 넣어 태국·제주 등 해외까지 반출해 마약을 즐겼다.

초기엔 친목 동아리에서 마약을 하던 수준이었지만 이후엔 아예 마약 유통 조직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A씨와 임원들은 텔레그램 마약 업자들에게서 ‘던지기’ 방식으로 마약을 개당 10만원 정도에 공동 구매했다. 이후 동아리 회원들에게 개당 15만~20만원으로 웃돈을 붙여 팔았다. A씨는 작년 한 해에만 1200만원어치 이상 마약을 가상 화폐로 구매했는데, 추적이 어려운 무통장 입금 방식의 현금, 세탁된 코인 등으로 거래된 마약 규모는 훨씬 많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성탄절 무렵 한 호텔에서 여자 친구와 마약을 투약, 난동을 부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그는 지난해 4월 여자 친구가 다른 남성 회원과 어울렸다는 이유로 와인병으로 수차례 폭행하고 성관계 장면을 촬영해 협박한 혐의(성폭력 처벌법 위반) 등도 받고 있다. 회원들은 검찰에서 A씨가 마약 투약 장면을 촬영해 나중에 협박하거나, 소규모로 회원들을 분리해 정보 공유를 차단하는 수법으로 조직을 장악했다고 진술했다.

 

서울대 고려대 마약 동아리 적발 사건

 

회원 중에는 수도권 주요대뿐 아니라 의대·약대 재입학 준비생, 법학전문대학 진학을 위한 법학적성시험(LEET) 응시자도 포함됐다. 이들은 서울 구로구의 아파트를 임차해 OO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사실상의 마약 아지트를 운영했고, 각종 법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고문 변호사까지 고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검찰은 이들이 외부의 대형 마약 조직과 연계됐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범죄 단체 조직죄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들이 회장단·기획부·인사부·디자인부·회계부·홍보부 등 조직을 구성해 업무를 분배했고, 오리엔테이션 등 조직 행사를 구성하며 일종의 규율도 만들었다는 점이 범죄 단체 조직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번 사건 피의자들은 마약 수사 대비 방법을 알려주는 채널(회원 9000명)에 가입돼 있었다. 휴대폰 저장 자료 영구 삭제 방법, 모발 염색·탈색 방법, 피의자 신문 조사 모의 답변 등 노하우가 공유됐다.

서울대 고려대 마약 동아리 적발 사건

검찰 관계자는 “대형 마약 조직이 대학가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다”고 했다. 작년 10월엔 홍익대·건국대·가천대 등에 ‘영감이 필요한가’라는 문구가 들어간 마약 홍보 전단이 뿌려졌다. 배후엔 마약 조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을 구매하거나 마약 운반책으로 활동하다가 적발되는 대학생도 늘고 있다.

 

 

서울대 고려대 마약 동아리 적발 사건

서울대 고려대 마약 동아리 적발 사건